편의점 냉장고에 진열된 제로 탄산음료 캔들
Insight 2026.08.02

제로음료 시장 확대, 브랜드는 어떻게 대응하나

지난달 한 스타트업이 내놓은 제로슈거 하이볼 음료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품절 인증글로 도배됐다. 편의점 3사가 앞다퉈 발주를 늘렸고, 유통사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이번엔 진짜 다르다”는 말이 오갔다. 제로 탄산음료가 매대 한쪽을 차지한 지는 몇 년 됐지만, 이제는 하이볼·에이드·심지어 막걸리 베이스 음료까지 ‘제로’를 앞세운다. 이 흐름이 일시적 유행인지, 카테고리 전체의 재편인지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제로음료가 이렇게 빠르게 번진 데는 이유가 있다. 첫째는 정부의 당류 저감 정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공식품 내 당류 저감을 지속적으로 유도하는 정책을 펴왔고, 제조사 입장에서는 무설탕·저당 표시가 규제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마케팅 소구점이 되는 이중 효과를 얻는다. 둘째는 소비자의 실제 구매 습관 변화다.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화제성과 맞물려 ‘당을 줄이는 삶’이 SNS에서 라이프스타일로 소비되고 있고, 제로음료는 그 실천을 가장 쉽게 인증할 수 있는 수단이다. 특별한 노력 없이 캔 하나만 바꿔도 되니까.

숫자로 보는 제로음료 확대

업체별 발표 자료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최근 몇 년간 국내 제로 탄산음료 시장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왔다. 롯데칠성음료는 실적 발표를 통해 제로 탄산 라인업의 매출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고, 코카콜라 역시 제로 슈거 제품군의 국내 판매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공식 채널을 통해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정확한 연도별 시장 규모 수치는 조사기관마다 집계 방식이 달라, 이 글에서는 구체적인 시장 규모 추정치 대신 카테고리 확장 양상을 정리한다.

구분 초기 (탄산 중심) 현재 (2026년 기준)
주요 카테고리 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 탄산, 하이볼, 에이드, 이온음료, 유제품 대체음료까지 확장
주요 소구점 “칼로리 없음” “당류 없음 + 맛 재현도” 동시 강조
주요 채널 대형마트, TV 광고 편의점 즉시 소비, 인스타/틱톡 후기 콘텐츠
진입 브랜드 성격 대기업 중심 대기업 + 중소·스타트업 신규 진입 활발

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진입 주체의 다변화다. 초기에는 코카콜라·롯데칠성 같은 대형 제조사가 R&D 비용을 들여 대체 감미료 기술을 확보한 뒤 시장을 이끌었다면, 지금은 유통망만 확보하면 OEM으로 제로 음료를 만들어 파는 소형 브랜드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는 뜻이고, 동시에 경쟁이 맛과 마케팅에서 판가름 난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산별로 갈리는 대응, 그리고 흔한 실수

큰 브랜드는 이 흐름에서 제품 라인업 확장으로 대응한다. 기존 대표 제품의 제로 버전을 내고, 감미료 배합 기술과 대량 생산 인프라로 가격 경쟁력까지 가져간다. 광고도 “익숙한 맛 그대로”라는 메시지에 집중한다. 반면 예산이 적은 브랜드는 제품을 새로 만들기보다 콘텐츠와 채널 전략으로 승부를 본다. 신제품 출시보다 기존 제로 음료를 활용한 레시피 콘텐츠, 협업 이벤트, 체험단 후기로 화제성을 만드는 쪽이 현실적이다.

이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두 가지다. 하나는 ‘제로’라는 단어만 붙이면 팔릴 거라 믿는 것이다. 소비자는 이미 제로 음료의 맛 차이에 예민해졌고, 인공감미료 특유의 뒷맛에 대한 불만 후기가 빠르게 확산되는 카테고리다. 맛에 대한 검증 없이 성분표만 바꿔 내놓으면 초기 판매는 나와도 재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제로’와 ‘무카페인·저칼로리·비건’ 같은 다른 소구점을 한꺼번에 욱여넣는 것이다. 메시지가 흩어지면 소비자는 결국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브랜드 마케팅에 옮기면 무엇이 달라지나

제로음료 자체를 만들지 않는 브랜드라도 이 흐름은 남 얘기가 아니다. 카페·베이커리·외식 브랜드라면 메뉴판에 제로 음료 옵션을 추가하는 것만으로 ‘건강 신경 쓰는 브랜드’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스타벅스코리아를 비롯한 주요 카페 브랜드들이 제로 콜라·제로 사이다를 베이스 음료로 채택한 메뉴를 확대해왔다. 헬스·뷰티 브랜드라면 제로음료 트렌드를 소재 삼아 ‘당 줄이기’ 콘텐츠와 자연스럽게 연결할 여지가 크다.

중요한 건 이 흐름이 단순히 음료 제조사만의 이슈가 아니라, ‘무엇을 줄였다’는 메시지가 소비자에게 먹히는 시기라는 신호라는 점이다. 이 신호를 자사 카테고리에 맞게 번역하는 작업이 지금 마케터가 해야 할 일이다.

편의점 음료 냉장 매대에 진열된 다양한 제로 음료 제품들

지금 할 일 세 가지

  1. 제품군을 점검하라 → 자사 제품 또는 메뉴 중 당류·칼로리를 줄인 옵션이 있는지, 없다면 최소 하나라도 만들 수 있는지 검토한다. 완전히 새 제품을 만들 여력이 없다면 기존 메뉴에 제로 음료를 페어링 옵션으로 추가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2. 맛 검증을 먼저 하라 → 신제품이든 협업 메뉴든, 출시 전 소규모 시식단이나 체험단을 통해 인공감미료 특유의 이질감이 있는지 확인한다. SNS에 부정적 후기가 먼저 퍼지면 회수하기 어렵다.
  3. 메시지를 하나로 좁혀라 → ‘제로’를 소구할 때는 당류 저감이라는 한 가지 메시지에 집중하고, 무카페인·비건 등 다른 속성은 별도 콘텐츠로 분리해 전달한다. 광고 카피와 패키지 문구에서도 우선순위를 명확히 정한다.
소비자가 음료 제품의 영양성분표를 확인하는 모습

제로음료는 이제 틈새 카테고리가 아니라 음료 시장의 기본 옵션으로 자리잡는 중이다. 다음 몇 달 안에는 감미료 안전성 관련 규제 동향과, 하이볼·주류 베이스까지 확장되는 제로 라인업이 얼마나 소비자 반응을 얻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 흐름을 먼저 읽고 메뉴나 제품에 반영한 브랜드가 다음 시즌 화제성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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