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관광객 감소기, 지역 브랜드 재방문 전략 준비법
오전 열 시, 제주시 원도심의 한 흑돼지 식당은 아직 손님이 없다. 주인은 문 앞 입간판을 다시 세워놓고 안으로 들어가 육수를 젓는다. 예전 같으면 이 시간에도 단체 관광객을 태운 셔틀버스가 골목 어귀에 한두 대는 서 있었는데, 요즘은 그마저 뜸하다. 옆 가게 사장은 통화 중에 “이번 달도 지난달보다 못하다”는 말을 반복한다. 성수기라는 8월 한복판에서, 제주 원도심의 아침 풍경은 예년의 활기와는 확실히 다르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 수가 예전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는 올여름 들어 부쩍 자주 들린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가 운영하는 제주관광통계 시스템을 통해 매달 발표되는 입도객 수치는 관광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매달 초 가장 먼저 확인하는 자료가 됐다. 정확한 월별 증감폭은 시점마다 다르게 발표되므로 특정 수치를 단정하기보다는, 내국인 관광 수요가 국내외 다른 여행지로 분산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점을 업계 스스로도 체감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항공권 가격, 환율, 해외여행 재개 흐름이 겹치면서 제주가 예전처럼 ‘당연한 국내 여행 1순위’로 여겨지지 않게 된 것이다.
공항 로비의 온도차, 숫자보다 먼저 보이는 것들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도착장은 여전히 사람으로 붐빈다. 다만 예전에는 캐리어를 끌고 나오는 인파가 끊이지 않았다면, 요즘은 시간대별로 밀도의 차이가 확연하다. 성수기 주말과 평일의 격차가 커졌다는 인상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공항 인근 렌터카 업체 관계자들에게서 들을 수 있다. 여행 수요 자체가 줄었다기보다, 특정 요일과 시기에만 집중되고 나머지 시간은 비어버리는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진단이다.

이런 변화는 통계 발표 훨씬 전부터 현장에서 먼저 감지된다. 택시 기사들은 공항 대기줄이 짧아진 시간대를 체감하고, 원도심 상인들은 저녁 시간 유동인구가 줄어든 것을 매출로 확인한다. 숫자가 나오기 전에 이미 거리의 온도가 달라져 있었다는 이야기다.

왜 하필 지금인가, 쌓여온 흐름들
이 흐름은 하루아침에 생긴 게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렸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해외여행 재개와 항공 노선 정상화가 맞물리면서 국내 여행 수요 일부가 다시 해외로 옮겨가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여행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여기에 제주 내 물가와 숙박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에서 반복적으로 회자된 것도 무시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항공 좌석 공급 문제도 겹쳐 있다. 성수기마다 좌석난이 반복되면서 여행 계획을 아예 다른 지역으로 돌리는 경우도 늘었다. 이 부분은 앞서 다룬 제주 항공 좌석난 장기화, 여행·숙박 예약 마케팅 대응법에서도 짚었듯, 공급 자체의 구조적 문제가 수요 감소와 맞물려 있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섬이라는 지리적 조건 때문에 제주는 다른 지역처럼 도로나 철도로 유입되는 대체 수요가 없다. 항공과 선박, 그리고 성수기 좌석 확보 여부가 그대로 방문객 수를 좌우하는 구조다.
거리에서 체감하는 변화, 누가 영향을 받는가
가장 먼저,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건 원도심과 관광지 인근 소상공인들이다. 흑돼지 식당, 게스트하우스, 렌터카 업체처럼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업종일수록 매출 변동폭이 크게 나타난다. 성수기와 비수기의 격차가 원래도 컸던 제주 관광업 구조에서, 이제는 성수기마저 예전 같지 않다는 게 상인들의 공통된 체감이다.

숙박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대형 호텔 체인들의 신규 진출은 이어지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기존 중소형 숙박업체들의 경쟁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올가을 개관을 앞둔 대형 호텔 소식은 쉐라톤 제주 9월 오픈, 숙박업계 브랜드 경쟁 지형 변화에서 다룬 것처럼, 전체 파이가 줄어드는 시기에 새로운 대형 플레이어가 들어오면서 기존 중소 숙박업체들은 가격 경쟁과 차별화 압박을 동시에 받게 된다.

재래시장 상인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동문시장이나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처럼 관광객 유입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곳에서는 평일 오후 손님이 뜸한 시간대가 늘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관광객뿐 아니라 이들과 거래하는 지역 유통업체, 식자재 납품업체까지 영향이 이어지는 구조다.
섬이라는 조건, 그리고 다른 지역의 경험
제주는 관광 의존도가 유독 높은 지역이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관광 외에 대체 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얇고, 계절 편차도 크다. 여름 성수기와 겨울 비수기의 격차가 원래도 뚜렷했는데, 최근에는 성수기 안에서도 요일별 편차가 커지는 이중의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
비슷한 흐름은 다른 국내외 관광지에서도 관찰된 바 있다. 일본 오키나와나 하와이처럼 관광 의존도가 높은 섬 지역들은 관광객 수 등락에 따라 지역 경제 전체가 출렁이는 경험을 여러 차례 겪었고, 그 대응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된 것이 재방문 고객층 확보와 지역 브랜드 신뢰도 관리였다. 신규 방문객 유치 비용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한 번 방문한 사람이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쪽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판단이었다. 제주 역시 이 국면에서 비슷한 선택지 앞에 서 있다.

이제 무엇을 지켜봐야 하나
가을 성수기로 넘어가는 9~10월 예약 흐름이 첫 번째 관전 포인트다. 산지천 일대에서 예정된 원도심 축제나 지역 행사들이 실제로 유동인구 회복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관련해서는 제주 산지천 컬러풀 페스티벌, 원도심 축제 마케팅 기회에서 다룬 축제 연계 마케팅 사례처럼, 지역 행사와 상권을 어떻게 엮어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 차원의 특별보증이나 소상공인 지원책이 실제로 얼마나 체감되는 효과를 낼지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변수다. 항공 좌석 공급 확대 여부, 물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 여부 역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문제다. 지금 시점에서 단정적으로 “회복된다” 혹은 “더 나빠진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다만 분명한 건, 예전처럼 가만히 있어도 관광객이 몰려오던 시기는 지나갔다는 인식이 업계 안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재방문 고객을 붙잡는 일이 곧 브랜드의 생존 전략이 된다
신규 방문객 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지금, 제주 지역 브랜드와 소상공인에게는 한 번 다녀간 고객을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재방문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네이버 플레이스 리뷰 관리, 재방문 고객 대상 혜택 설계, SNS를 통한 지속적인 접점 유지처럼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방법부터 점검해볼 시점이다. 실제 방문자를 늘리는 구체적인 방법은 네이버 플레이스 리뷰 이벤트, 8월 방문자 늘리는 법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니, 지금처럼 관광객 수가 흔들리는 시기일수록 신규 유입보다 재방문 설계에 먼저 힘을 싣는 편이 안정적인 매출 방어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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