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CK 서머 개막, e스포츠 마케팅으로 MZ세대 공략하는 법
지난 6월 SK텔레콤 T1이 우승한 LCK 스프링 결승전은 서울 종로 롤파크 경기장을 넘어 유튜브·트위치 스트리밍으로 전 세계에 퍼졌다. 이제 9월, LCK 서머 시즌이 다시 열리면서 게임단 유니폼에는 익숙한 이름 대신 새로운 스폰서 로고가 하나둘 붙었다. 식품, 금융, 뷰티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고 게임단 후원에 뛰어든다는 건, e스포츠가 더는 ‘게임 좋아하는 애들 문화’가 아니라 광고주가 직접 예산을 배분하는 채널이 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T1은 2024년부터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브랜드와 협업 상품을 냈고, 젠지(Gen.G)는 삼성전자와 오랜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노트북·모니터 신제품 론칭 시점을 LCK 시즌과 맞춘다. 게임단 유니폼과 팬 굿즈에 브랜드 로고를 노출하는 전통적 스폰서십을 넘어, 선수 개인 방송이나 팬미팅을 활용한 공동 마케팅이 늘어난 게 최근 1~2년의 변화다.
왜 지금 브랜드들이 e스포츠로 몰리나
이유는 단순하다. TV 광고로는 20대를 만나기가 점점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서도 20대의 실시간 TV 시청 시간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뚜렷하게 낮게 나타난다(방송통신위원회, https://www.kcc.go.kr). 반면 LCK 경기는 트위치·유튜브·아프리카TV(숲) 등 여러 플랫폼에서 동시 중계되며, 시청자는 채팅으로 실시간 반응을 남기고 좋아하는 선수의 개인 방송까지 따라간다. 광고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팬덤 안으로 ‘들어가는’ 구조라는 점이 기존 매체와 다르다.
또 하나는 콘텐츠 재활용성이다. 경기 하이라이트, 선수 인터뷰, 밈으로 퍼지는 명장면은 브랜드가 별도 제작비를 들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회자된다. 방송사 광고 한 편을 만드는 비용으로 e스포츠 팀 후원 계약 하나를 맺으면, 시즌 내내 파생 콘텐츠가 따라오는 셈이다.
| 구분 | 기존 스폰서십 방식 | 최근 흐름 |
|---|---|---|
| 노출 방식 | 유니폼·경기장 배너 중심 | 선수 개인 방송, 팬미팅, 콜라보 상품 |
| 참여 브랜드 | 주로 게임·IT 업종 | 뷰티, 식품, 금융 등 비게임 업종 확대 |
| 주요 채널 | 공식 중계, 경기장 | 트위치·유튜브·숲 개인 방송 동시 소비 |
| 성과 측정 | 노출 빈도 위주 | 팬 커뮤니티 반응, 굿즈 판매량, 콜라보 재구매 |
표에서 드러나듯 변화의 핵심은 ‘누구에게 얼마나 보여줬나’에서 ‘팬덤이 얼마나 반응했나’로 측정 기준이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건 대형 브랜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예산 규모에 따라 갈리는 선택
삼성전자나 SK텔레콤처럼 게임단을 공식 후원하는 건 수십억 원 단위 계약이 필요한 영역이다. 예산이 크지 않은 브랜드가 같은 방식을 흉내 내면 배보다 배꼽이 커진다. 대신 중소 브랜드는 개별 스트리머나 LCK 관련 콘텐츠 크리에이터와의 협찬, 짧은 광고 삽입, 팬 커뮤니티 대상 이벤트처럼 단위가 작은 접근을 택한다.
중요한 건 큰 브랜드를 따라 ‘팀 전체’를 후원하려 하지 말고, 우리 타깃과 맞는 ‘팬덤의 결’을 찾는 일이다. 20대 남성 비중이 높은 팀 팬덤과 30대 여성 팬이 많은 팀 팬덤은 소비 성향부터 다르다. 예산이 적을수록 이 매칭 정밀도가 성패를 가른다.
흔히 저지르는 실수
가장 많이 보이는 실수는 로고만 붙이고 끝내는 것이다. 유니폼에 브랜드명을 노출했다고 해서 팬덤이 그 브랜드를 소비하지는 않는다. 팬들은 브랜드가 자신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있는지를 먼저 본다. 선수 이름이나 팀 밈을 어설프게 가져다 쓰면 오히려 ‘숙제하듯 낸 협업’이라는 반응이 돌아온다.
또 하나는 시즌이 끝나면 콘텐츠도 끝내버리는 것이다. LCK는 스프링·서머로 나뉘어 거의 1년 내내 이어지는 리그다. 서머 개막에 맞춰 반짝 캠페인을 하고 사라지면, 팬덤 안에서 ‘왔다 갔다 하는 브랜드’로 각인될 뿐 장기적 신뢰는 쌓이지 않는다.

우리 브랜드에 옮기면 무엇이 달라지나
TV 광고 예산의 일부를 스트리밍 채널로 옮긴다는 건 단순한 매체 전환이 아니다. 소구 방식 자체가 바뀐다. TV 광고는 15초 안에 메시지를 압축해 ‘보여주는’ 방식이지만, e스포츠·스트리밍 채널은 경기 중간 배너, 채팅 반응 이벤트, 선수와의 짧은 협업 콘텐츠처럼 ‘끼어드는’ 방식이 통한다.
또한 성과 지표도 조회수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팬 커뮤니티(디시인사이드 갤러리, 인벤 게시판 등)에서 브랜드가 어떻게 언급되는지, 콜라보 상품이 실제로 재구매되는지를 함께 봐야 이 채널의 효과를 제대로 잡아낼 수 있다.

지금 할 일 세 가지
- 타깃 팬덤을 팀 단위로 좁혀라. 전체 LCK 시청자를 노리지 말고, 우리 제품군과 소비 성향이 맞는 팀의 팬덤 특성(연령·성별·커뮤니티 활동 채널)을 인벤·디시 갤러리 데이터로 먼저 확인한 뒤 협찬 대상을 정하라.
- 스트리머 협업은 시즌 단위로 계약하라. 단발 광고 삽입 대신 서머 시즌 전체(9월~11월) 일정으로 묶어, 경기 결과에 따라 콘텐츠 톤을 바꿀 수 있는 유연한 조건을 계약서에 넣어라.
- 팬 반응을 KPI로 잡아라. 조회수 대신 커뮤니티 언급량, 콜라보 상품 재구매율, 이벤트 참여율을 캠페인 전후로 비교할 측정 체계를 마케팅팀 내부에 미리 세워두라.
서머 시즌은 11월 결승까지 이어진다. 이 몇 달 동안 어느 팀이 치고 올라오는지, 어떤 브랜드 콜라보가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는지를 지켜보면 다음 시즌 예산을 어디에 태울지 판단할 근거가 쌓인다. 반짝 이벤트가 아니라 시즌을 관찰하는 태도가 결국 이 채널에서 살아남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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