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리스 시대 리테일 미디어 광고를 검토하는 마케터의 모니터 화면
Insight 2026.07.07

쿠키리스 시대, 리테일 미디어 광고가 뜨는 이유

결론부터 말하면, 광고 예산이 서드파티 쿠키가 사라진 자리를 메우기 위해 ‘로그인 데이터를 쥔 곳’으로 옮겨가고 있고, 그 대표 주자가 쿠팡·네이버·컬리 같은 리테일 미디어다.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 입장에서 이건 단순한 트렌드 뉴스가 아니라 내년 예산안을 짤 때 매체 배분표가 바뀐다는 뜻이다.

왜 지금 리테일 미디어인가

구글은 크롬에서 서드파티 쿠키를 단계적으로 없애겠다고 예고했다가 2024년 7월 계획을 뒤집고,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번복 자체가 시장에 준 메시지는 명확하다. 쿠키 기반 추적 광고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사실을 업계 전체가 이제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 발표는 구글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공식 블로그(privacysandbox.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애플은 이미 2021년 ATT(앱 추적 투명성) 정책으로 iOS 앱에서 광고 추적 동의를 사용자가 직접 선택하게 만들었고, 이후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같은 앱 기반 리타게팅 광고의 정밀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는 건 메타가 실적발표에서도 언급했던 내용이다. 쿠키와 앱 추적, 두 축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브랜드가 ‘누가 우리 광고를 봤고 실제로 샀는지’를 파악할 창구가 좁아졌다.

이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곳이 바로 로그인 기반으로 구매 데이터를 직접 갖고 있는 커머스 플랫폼이다. 쿠팡, 네이버, 컬리, 배달의민족 같은 곳은 회원이 로그인한 상태에서 검색하고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까지 하기 때문에, 쿠키 없이도 ‘이 사람이 실제로 뭘 샀는지’를 자체 데이터로 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노출-클릭-구매까지 한 플랫폼 안에서 폐쇄 루프로 확인되니, 추적이 끊기는 다른 매체보다 성과를 증명하기가 쉬워진다.

구분 기존 디스플레이·리타게팅 광고 리테일 미디어 광고
타겟 근거 서드파티 쿠키, 앱 추적 ID 플랫폼 로그인·구매 이력(퍼스트파티)
성과 측정 추적 차단으로 귀속 오류 증가 동일 플랫폼 내 구매 전환 직접 확인
대표 플랫폼 메타, 오픈웹 배너 네트워크 쿠팡, 네이버 쇼핑, 컬리, 배달의민족
과금 방식 노출·클릭 기반 CPM/CPC 검색 상단 입찰형 CPC, 스폰서 상품형이 다수

미국 시장에서는 이 흐름이 숫자로도 뚜렷하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eMarketer)는 미국 리테일 미디어 광고비가 2025년 처음으로 TV 광고비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 바 있으며, 관련 내용은 이마케터 홈페이지(emarketer.com)에서 확인 가능하다. 아마존은 자사 광고 사업 매출을 분기 실적발표에서 별도로 공개할 만큼 이 부문을 핵심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국내에서도 쿠팡이 광고주 대상 ‘쿠팡 애즈’ 플랫폼을 별도 운영하며 검색 결과 상단 스폰서 영역을 확대해왔다.

예산 규모에 따라 갈리는 선택

대형 브랜드는 이미 리테일 미디어를 ‘미디어 믹스의 한 축’으로 공식 편입시키는 단계다. 이들은 자체 CRM 데이터와 플랫폼 광고 데이터를 연동해 특정 카테고리 검색어에 연중 상시 입찰을 걸어두고, 신제품 출시 시점에는 플랫폼 메인 배너까지 함께 집행하는 식으로 예산을 다층적으로 쓴다. 여러 플랫폼에 동시에 광고 운영팀을 붙일 여력이 있다는 점이 이들의 강점이다.

반면 예산이 제한적인 중소 브랜드나 이제 막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곳은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하다. 이들 다수는 자사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플랫폼 한두 곳에만 집중해 검색 상단 노출 광고를 소액으로 테스트하고, 전환율이 확인되는 키워드에만 예산을 재배분하는 방식을 택한다. 여러 플랫폼에 얇게 나눠 뿌리는 대신, 한 곳에서 확실한 데이터를 쌓는 쪽이 예산 대비 학습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 흐름에 올라탈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두 가지다. 하나는 리테일 미디어 광고 성과를 ‘플랫폼 내 구매’로만 보고 그 전에 다른 채널에서 만들어진 인지도 효과를 무시하는 것이다. 검색 상단에서 클릭이 잘 되는 상품은 대개 SNS나 콘텐츠 마케팅으로 이미 브랜드를 알고 있던 소비자가 검색해서 들어온 경우가 많다. 다른 하나는 플랫폼 광고 데이터를 그 플랫폼 밖 의사결정, 예를 들어 전체 마케팅 예산 배분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다. 플랫폼이 제공하는 성과 지표는 그 플랫폼에 유리하게 설계된 경우가 있어, 외부 지표와 교차 검증 없이 맹신하면 예산 배분이 한쪽으로 쏠릴 수 있다.

광고 성과 데이터를 확인하는 대시보드 화면

지금 할 일 세 가지

  1. 주력 판매 채널의 광고 상품부터 점검하라. 쿠팡 애즈, 네이버 쇼핑 검색광고, 컬리 광고센터 중 실제 매출이 가장 많이 나오는 플랫폼의 광고 대시보드에 먼저 들어가 보고, 현재 어떤 키워드에 입찰 중인지, 경쟁사가 같은 키워드에 얼마나 붙는지부터 확인한다.
  2. 퍼스트파티 데이터 수집 체계를 지금 만들어라. 자사몰이나 회원 가입 단계에서 이메일·구매 이력을 수집하는 구조가 없다면, 리테일 미디어에만 의존하게 되고 협상력이 없어진다. 자체 CRM에 구매자 정보를 쌓아두면 나중에 어떤 플랫폼에 얼마를 써야 할지 스스로 판단할 기준이 생긴다.
  3. 소액으로 A/B 테스트부터 시작하라. 한 플랫폼 안에서도 상품 상세페이지 이미지, 키워드 조합, 입찰 시간대를 바꿔가며 월 예산의 10~20% 수준으로 먼저 테스트하고, 전환율이 확인된 조합에만 예산을 늘리는 순서로 움직인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모습

앞으로 몇 달간 지켜볼 지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구글이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를 실제로 어떻게 확정 짓는지이고, 다른 하나는 네이버·쿠팡 같은 국내 플랫폼이 광고 상품을 얼마나 더 세분화하는지다. 쿠키 정책이 다시 바뀌거나 플랫폼 수수료 구조가 조정되면 지금의 예산 배분 공식도 달라질 수 있으니, 한 번 정해놓고 손을 놓기보다 분기 단위로 다시 점검하는 편이 안전하다.

결국 쿠키리스는 ‘추적을 못 하게 된 위기’가 아니라 ‘누가 데이터를 갖고 있느냐’로 판이 재편되는 과정이다. 그 데이터를 가진 플랫폼에 광고비가 몰리는 건 자연스러운 결과이고, 브랜드가 할 일은 그 흐름을 남보다 먼저 자기 채널 구조에 맞춰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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