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석
Insight 2026.08.26

2026 프로배구 시즌권 마케팅, 구단의 팬덤 선점 전략

많은 마케터가 “시즌권 마케팅은 구단 마케팅팀 일이고, 브랜드가 낄 자리는 경기장 배너나 하프타임 이벤트뿐”이라고 생각한다. 틀린 전제다. 2026-27 V리그 시즌을 앞두고 구단들이 시즌권을 파는 방식 자체가 바뀌면서, 브랜드가 개입할 수 있는 지점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이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 브랜드가 여전히 예전 방식으로 스폰서십을 설계하고 있다는 점이다.

V리그는 최근 몇 시즌 연속으로 관중 동원 기록을 갈아치우는 중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2024-25시즌 V리그 전체 누적 관중은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이는 여자부 인기 상승과 스타 선수 마케팅이 맞물린 결과로 평가된다. 이 흥행세가 시즌권 판매 방식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시즌권, 예전과 뭐가 달라졌나

과거 시즌권은 단순히 ‘경기장 좌석을 미리 사는 상품’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구단들은 시즌권 구매자에게 굿즈, 팬미팅 우선권, 특정 브랜드와의 제휴 혜택을 패키지로 묶어 판매한다. 조기 구매를 유도하는 얼리버드 가격 정책과 등급별 혜택 차등화도 보편화됐다.

구분 과거 방식 2026-27 시즌 방식
판매 시점 시즌 개막 직전 일괄 판매 비시즌 중 얼리버드 오픈, 단계별 가격 인상
혜택 구성 좌석+구단 굿즈 소량 제공 좌석+굿즈+제휴 브랜드 할인·팬미팅 우선권 패키지
타깃 세분화 연령·성별 구분 거의 없음 여성 팬·MZ 팬 대상 별도 패키지·리셀 방지 정책 병행
홍보 채널 구단 공식 홈페이지·언론보도 중심 구단 SNS·선수 개인 채널·팬 커뮤니티 동시 활용

이 변화의 핵심은 ‘판매 시점을 앞당기고, 혜택을 브랜드와 함께 설계한다’는 것이다. 시즌권이 단일 상품이 아니라 여러 브랜드가 붙는 하나의 플랫폼처럼 움직이고 있다.

프로배구 경기 중 선수들의 플레이 장면

왜 지금 이런 변화가 생겼나

가장 큰 이유는 여자 프로배구의 팬덤 성격 변화다. 기존 스포츠 관중이 중년 남성 중심이었다면, V리그 관중석은 20~30대 여성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 세대는 경기 관람 자체보다 ‘선수 개인의 서사’와 ‘팬 커뮤니티 경험’에 지갑을 여는 경향이 강하다. 구단들이 시즌권에 선수 포토카드, 팬미팅권 같은 굿즈성 혜택을 붙이는 이유가 여기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좌석 리셀 문제다. 인기 구단 시즌권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웃돈 붙어 거래되는 사례가 늘면서, 구단들이 실명 인증과 등급제를 도입해 진짜 팬에게 혜택을 몰아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꾸고 있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 제휴 혜택은 ‘진성 팬을 붙잡아두는 미끼’로 기능한다.

세 번째는 예산 구조의 변화다. 구단 자체 스폰서십 수익만으로는 선수단 운영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시즌권 판매를 브랜드와 공동 기획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경기장 배너 광고 하나 사는 것보다, 시즌권 패키지에 자사 상품을 끼워넣는 편이 더 높은 접점을 보장받는 구조다.

예산 규모에 따라 갈리는 선택

대형 브랜드는 구단과 공식 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시즌권 패키지 전체에 이름을 올린다. 배송·유통·식품 대기업이 특정 구단의 ‘공식 파트너’로 시즌권 굿즈 세트에 제품을 넣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계약 규모가 크고 노출 범위도 시즌 전체로 넓다.

예산이 적은 브랜드는 이 판에 낄 수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구단 공식 스폰서가 아니라 개별 선수나 팬 커뮤니티와 소규모 협업을 맺는 방식이다. 특정 선수의 개인 SNS 콘텐츠에 소품 형태로 노출되거나, 팬미팅 현장에서 샘플을 배포하는 식이다. 비용은 낮지만 타깃이 이미 걸러진 ‘진성 팬’이라는 점에서 전환율은 오히려 높게 나온다.

흔히 저지르는 실수

가장 흔한 실수는 시즌 개막 직후에 협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시즌권 얼리버드 판매는 보통 시즌 개막 1~2개월 전부터 진행된다. 이 시점을 놓치고 개막 후에 협업을 제안하면, 이미 혜택 구성이 확정된 패키지에 끼어들 자리가 없다.

또 다른 실수는 팬덤 성격을 파악하지 않고 접근하는 것이다. 남자부와 여자부, 구단별로 팬 연령대와 소비 패턴이 다르다. 젊은 여성 팬이 많은 구단에 중년 타깃 상품을 붙이는 식의 미스매치는 노출은 되지만 전환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티켓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줄 서 있는 모습

지금 할 일 세 가지

  1. 구단별 시즌권 오픈 일정을 지금 확인하라. 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와 SNS에서 얼리버드 판매 시작일을 미리 체크하고, 협업 제안은 판매 오픈 최소 4~6주 전에 넣어야 패키지 구성 논의에 참여할 여지가 생긴다.
  2. 예산에 맞는 협업 단위를 정확히 골라라. 구단 전체 스폰서십이 부담스럽다면 개별 선수나 팬 커뮤니티 단위 협업으로 시작하고, 팬덤 연령·성별 데이터를 구단 마케팅팀에 직접 문의해 상품과의 매칭도를 확인하라.
  3. 리셀·재판매 리스크를 협업 계약에 명시하라. 굿즈나 할인 쿠폰이 중고 플랫폼에서 되팔리는 사례가 늘고 있으므로, 실명 인증이나 사용 기한 조건을 계약 단계에서 구단과 함께 정해두어야 한다.

V리그 시즌권 시장은 이제 경기장 좌석 판매가 아니라 팬덤을 조직하는 플랫폼으로 움직인다. 시즌 개막 전 몇 주가 이 흐름에 올라탈 수 있는 유일한 창구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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