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케이션 마케팅, 여름 팝업 대신 브랜드가 선택하는 이유
지난달까지 강남과 성수를 오가며 팝업 자리를 알아보던 브랜드 담당자들이 요즘은 강원도나 제주의 리조트, 코워킹 스페이스 운영사에 먼저 연락을 넣는다. 팝업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여름 시즌 한정 예산의 일부가 ‘워케이션 협업’이라는 새로운 항목으로 옮겨가고 있다. 3~5일짜리 팝업 대신 2~4주짜리 체류형 콘텐츠에 돈을 쓰는 브랜드가 늘어난 이유를 짚어본다.
최근 눈에 띄는 사례
한국관광공사는 2026년에도 강원 강릉·삼척, 전남 여수 등 지역을 워케이션 거점으로 지정하고 기업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이 사업은 단순 숙박 지원이 아니라 지역 상권과 연계된 체험 콘텐츠를 함께 붙이는 구조라는 게 특징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https://www.visitkore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구조를 브랜드가 활용하는 방식은 단순하다. 자체 팝업 공간을 빌리는 대신, 이미 워케이션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의 코워킹 스페이스나 카페와 제휴해 ‘2주간 이 공간에 오면 우리 제품을 써볼 수 있다’는 식의 체류형 체험을 붙이는 것이다. 팝업처럼 하루짜리 임팩트를 노리는 게 아니라, 같은 사람이 반복해서 브랜드를 마주치는 시간을 산다.

이 흐름이 대표하는 변화
여름 팝업과 워케이션 협업을 나란히 놓고 보면 예산 구조와 목표가 정반대로 움직이는 게 보인다. 아래는 두 방식을 실제 운영 관점에서 비교한 것이다.
| 구분 | 여름 팝업 | 워케이션 협업 |
|---|---|---|
| 운영 기간 | 3~7일 단기 집중 | 2~4주 체류형 |
| 핵심 비용 | 공간 임대료, 인테리어 | 지역 파트너 제휴비, 콘텐츠 제작 |
| 목표 | 순간 화제성, SNS 인증 | 반복 노출, 체험 후기 축적 |
| 주요 타깃 | 수도권 2030 방문객 | 원격근무 가능 직군, 지역 이동 소비자 |
| 사후 자산 | 인증샷 콘텐츠 | 후기·브이로그·리뷰 콘텐츠 |
이 흐름이 생긴 배경은 단순히 유행이 바뀐 게 아니다. 팝업 자리 임대료가 오르면서 성수·한남동 핵심 상권의 단기 대여 비용이 예전보다 부담스러워졌고, 동시에 원격근무를 지속하는 직군이 늘면서 지역에 며칠씩 머무는 소비자층이 실제로 존재하게 됐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짧고 비싼 화제성보다, 길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체류 접점이 더 계산이 맞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 브랜드에 옮기면 무엇이 달라지나
예산 규모에 따라 선택이 확실히 갈린다. 예산이 큰 브랜드는 지역 하나를 통째로 점유하는 방식을 쓴다. 리조트나 관광공사 지정 거점과 다년 계약을 맺고, 해당 지역을 브랜드 체험존처럼 운영하는 식이다. 반면 예산이 적은 브랜드는 이미 운영 중인 코워킹 스페이스나 로컬 카페 한 곳과 단발 제휴를 맺고, 그 공간에 제품을 두거나 소규모 워크숍을 여는 정도로 시작한다.
여기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워케이션 협업을 ‘지방판 팝업’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팝업처럼 개막 첫날 화려하게 열고 끝내면 체류형 콘텐츠의 장점이 사라진다. 워케이션 마케팅의 핵심은 2주, 3주 동안 실제로 그 공간을 쓰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반복해서 접하는 것인데, 초반에 힘을 다 쓰고 나면 중반 이후 콘텐츠가 텅 비어버린다. 또 하나는 지역 파트너를 단순 공간 제공자로만 보는 것이다. 카페나 코워킹 운영자가 이미 확보한 단골 커뮤니티를 무시하면, 그 공간에 브랜드를 얹어도 기존 이용자들에게는 낯선 광고물로만 보일 수 있다.

앞으로 몇 달 안에 지켜볼 지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관광공사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워케이션 거점이 2026년 하반기 들어 얼마나 더 늘어나는지다. 거점이 늘어날수록 브랜드가 고를 수 있는 지역 옵션도 넓어진다. 다른 하나는 이 방식을 먼저 시도한 브랜드들의 체류 후 전환 데이터가 실제로 얼마나 쌓이는지다. 아직 이 방식이 팝업만큼 검증된 성과 지표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초기에 뛰어든 브랜드들의 사례가 쌓이는 걸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금 할 일 세 가지
- 지역 파트너 후보를 3곳 이상 추려 직접 문의한다. 관광공사 워케이션 거점 목록이나 지역 코워킹 스페이스 운영사 홈페이지를 확인해, 우리 타깃이 실제로 머무는 지역인지부터 검증한 뒤 협업 조건을 먼저 물어본다.
- 2주 이상 지속 가능한 콘텐츠 캘린더를 미리 짠다. 첫날 오프닝 콘텐츠뿐 아니라 중반·후반에 올릴 체험 후기, 이용자 인터뷰, 재방문 콘텐츠까지 최소 3단계로 나눠 사전에 기획해둔다.
- 공간 운영자의 기존 커뮤니티를 먼저 파악한다. 그 카페나 코워킹 스페이스의 단골이 누구인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는지 확인한 뒤 브랜드 체험을 그 흐름에 맞춰 설계한다.
여름 팝업이 순간의 화제성을 사는 방식이었다면, 워케이션 협업은 시간을 사는 방식이다. 예산이 크든 작든, 지금 중요한 건 어느 지역에서 누가 며칠씩 머무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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