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어낚시공원
Jeju 2026.10.12

제주 광어 대축제 9~11일, 전국 생산량 절반 주산지의 미식 현장

전국에서 양식되는 광어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제주산이다. 제주도는 국내 양식 광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산지로 꼽힌다. 그 숫자가 가장 실감 나게 확인되는 자리가 가을에 제주시 연삼로 제주어류양식수협 일원에서 열리는 제주광어 대축제다. 올해는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열렸다.

제주도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올해로 아홉 번째를 맞는 제9회 제주광어 대축제다. 제주어류양식수협이 주최·주관을 맡고 제주도와 수협중앙회가 후원하는 구조로, 지역 수산업 주체가 직접 축제를 이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행사에는 도민과 관광객 3만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전해진다. 섬 하나의 축제치고는 작지 않은 규모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사흘간 무슨 일이 있었나

첫날인 9일은 길트기 사물놀이와 군악대 공연으로 축제의 문을 열었다. 오후 5시에는 개막식이 진행됐고, 행운권 추첨과 축하공연이 뒤를 이었다. 흥을 돋우는 전통 가락으로 시작해 저녁 무렵 본격적인 개막 분위기로 넘어가는 구성은 지역 축제에서 흔히 보는 흐름이지만, 그 중심에 ‘광어’라는 단일 품목이 놓여 있다는 점이 이 행사를 특별하게 만든다.

10일과 11일 이틀 동안은 참여형 프로그램이 편성됐다. 여자 팔씨름대회, 무게를 맞혀라, 제주광어 가요제, 청소년 댄스 페스티벌, 제주 광어 골든벨, 보물찾기까지 세대를 가리지 않는 종목이 고루 배치됐다. 축제 기간 내내 운영된 제주 광어 먹거리 판매장에서는 광어를 활용한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었고, 어린이 사생대회와 에어바운스, 페이스페인팅, 곤충 체험, 광어 도다리 맨손잡기 같은 상시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됐다. 팔씨름과 가요제처럼 흥을 돋우는 종목과 맨손잡기 체험처럼 수산물 축제다운 종목이 한자리에 섞여 있는 구성이다.

동문재래시장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왜 하필 광어, 왜 제주인가

제주도가 양식 광어의 주산지로 자리 잡은 데는 섬이라는 조건이 그대로 작용한다. 제주는 연중 수온이 일정한 지하 해수를 끌어 쓸 수 있어 육상 수조식 양식에 유리한 환경을 갖췄고, 그 결과 전국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이 섬에서 나온다. 김종수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축제 방문객들이 청정 제주 광어의 맛을 즐기고 좋은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면서 “도정은 기후변화와 소비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광어 양식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기후변화’라는 단어다. 양식업은 수온 변화에 민감한 산업이고, 제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축제가 단순히 소비를 촉진하는 행사에 그치지 않고 산업의 경쟁력을 챙기는 자리로 언급된다는 점은, 이 행사가 지역 어민들의 생계와 직결된 수산업 현안과 맞닿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관광객에게는 축제이지만, 제주어류양식수협과 양식 어가에는 한 해 생산물을 알리고 소비로 연결하는 실질적인 판로이기도 한 셈이다.

해녀 어멍의 삶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정선

섬의 관광 달력 속 가을 한 자리

제주는 관광 의존도가 높은 지역 경제 구조 때문에 사계절 내내 크고 작은 축제가 이어진다. 10월만 해도 대정·안덕 일대의 올리브축제, 전통주를 주제로 한 제술페 같은 행사가 비슷한 시기에 열리며 저마다의 방문객을 모은다. 이런 축제들이 한 달 안에 몰려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제주 관광이 가진 계절 편차를 보여준다. 여름 성수기와 겨울 비수기 사이, 날씨가 온화하고 야외 행사를 열기 좋은 가을에 지역 축제가 집중되는 흐름 속에서 광어 대축제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다른 지역의 수산물 축제와 견줘 보면 제주광어 대축제의 위치가 더 분명해진다. 통영 굴 축제나 포항 과메기 축제처럼 특정 수산물 하나를 내세운 지역 축제는 전국 각지에 있고, 공통점은 그 지역이 실제로 그 품목의 대표 산지라는 사실이다. 제주 역시 광어라는 단일 품목에 집중함으로써 ‘제주=광어 주산지’라는 인식을 축제 이름 그대로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아홉 번째를 맞도록 행사가 이어져 온 것도,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 산업과 관광을 묶어내는 연례 구조로 자리 잡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사라봉공원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정수

앞으로 지켜볼 지점

올해 축제는 이미 막을 내렸지만, 남은 질문은 두 가지로 모인다. 하나는 지난해 3만여 명이었던 방문객 규모가 올해는 어떻게 집계될지다. 올해 방문객 수치는 보도에는 나와 있지 않다. 다른 하나는 김종수 국장이 언급한 ‘기후변화 대응’이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책으로 이어질지다. 수온 변화에 민감한 양식업 특성상, 이 부분이 축제 바깥에서 실제 산업 정책으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가 다음 흐름을 가늠할 지점이다.

섬이라는 조건은 제주 수산업에 양날의 검이다. 청정한 연안 환경이 광어 양식의 경쟁력이 되는 동시에, 외부 변수에 그대로 노출되는 좁은 생산 기반이기도 하다. 축제 하나가 이 구조를 바꿀 수는 없지만, 가을에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이름으로 사람을 모으는 일이 쌓이면 그 자체가 산지로서의 정체성을 다지는 작업이 된다.

광어 대축제처럼 단일 품목을 내세운 지역 행사는 방문객에게는 축제이지만, 그 품목을 다루는 브랜드나 외식업체에는 소비자 접점을 넓힐 기회이기도 하다. 산지 축제 시즌에 맞춰 제품을 소개하거나 현지 식당과 협업을 시도하는 일은, 단순한 할인 행사보다 ‘그 지역에서 나는 바로 그 맛’이라는 이야기를 소비자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용두암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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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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